2010년 1월 17일 일요일

울트라손 HFI 780 헤드폰 잠깐사용기.



요즘은 항상 "잠깐" 사용기만 쓰게 됩니다 -_-;; 엊그제 큰일을 치루면서

네이버 닥터헤드폰 회원님께 값싸고 운좋게 업어온
Hfi 780에 대한 느낌을 잠시 적어볼까 합니다.


저는 이 모델은 아웃도어도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산건데, 일단 맑은 날 낮에 쓰면 양쪽 귀의 스뎅(?)에서 반사되는 빛이

거의 태양권 수준인것 같습니다. 거울을 보면 프리더가 된 듯한 느낌도 들고, 소문대로 요다현상도 좀 있네요. 허나 디자인적인

측면에서 모자와 캐주얼 등의 복장을 잘 코디하시면 헤드폰 자체의 괜찮은 디자인 덕분에 버틸만 한듯 합니다.

또 아웃도어로 쓰기엔 줄이 너무 길어서 처치 곤란입니다. 가방 안에 플레이어와 선의 2/3 정도는 집어넣고 들어야 걸리적

거리지 않네요. 대신 조작은 포기.. -_-;; 서너시간 사용하면 귀에 압박도 좀 들어옵니다.


데논 사용기에서 익히 말씀드린 청음환경에서는 오늘 새벽이 되어서야 한번 물려 봤는데, 포터블기기에 직결하여 듣는 것 보다는

한결 편안한 음색을 들려줍니다. 제 진공관 앰프의 특성이 그렇기도 하겠지만, 일단 톡톡 쏘는 음색이 많이 줄어들고 해상도가

조금 높아지며 스테이징도 조금 넓어집니다. 너무 피곤해서 스패니쉬 할럼과 그랜마 핸즈만 들어봤는데 , 상당히 괜찮은 해상력

이었지만 개인적인 느낌상 데논 D2000보다는 약간 분리가 덜 되어 들립니다. 그래도 그랜마 핸즈를 들어보면 이 헤드폰이 보컬

에 왜 강한지를 잘 표현해줍니다. 제 앰프와의 매칭은 크게 나쁜편은 아닌것 같고 여러 음반들을 들어보면 좀 더 정확한 판단이

설 듯 합니다.


전 주인분께서 20시간 이하로 사용하신 물건인지라 번인이 덜 되었다고 판단을 하고 현재도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열심히

청음 중입니다. 주로 연결하는 포터블기기는 인켈 "오디오카드"인데 상당히 오래된 기기이고 버그도 있지만 음질 하나만큼은

현재 어떤 포터블기기에도 뒤지지 않습니다. 앰프를 쓸 때와 달리 보컬 등을 들을 때 높게 치고 올라가는 부분에서 귀가 좀 불편

한것 빼놓고는 대체로 만족스럽고, 저역의 양은 많지 않지만 저 밑에서 단단하게 살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.


약 1개월 정도의 번인을 거친다면 소리가 많이 좋아질듯 합니다. 물론 제 귀도 여기에 익숙해지겠지요 ^^;

이상 짧고 두서없는 사용기였습니다.  ㅠㅠ;;

2010년 1월 13일 수요일

데논 AH-D2000 헤드폰 잠깐 사용기

어제 기적적으로 구입이 결정된 D2000을 받으러 수원 - 인천 - 우리집을 쏘느라 몹시 피곤하군요 ㅠㅠ;

상태가 생각보다 안좋아서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업어왔습니다. (케이블이 오리지널이 아닌

실버드래곤 + 더블펠릭스 조합입니다) 꽤 오랜시간 사용되어서 더 번인할 필요는 없었습니다.

집에 도착하자마자 marantz CD63SE + THA-2000(오디오인드림 공제 진공관 앰프) 구성에 물려놓고

체스키 울티메이트 데몬스트레이션 CD를 꽂아넣고 청음을 시작했습니다.


체스키 데모CD에 수록된 곡 중 황인용 아저씨 해설을 제외한 맨 처음 트랙인 레베카 피죤의 Spanish Harlem 은

체스키의 거의 모든 레코딩 기술의 집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뛰어난 소스인데, 헤드폰이 얼마나 이 녹음 환경을

잘 표현해 주느냐가 곧 헤드폰의 해상력을 좌우합니다. 그리고 데논 D2000은 그런 저를 실망시키지 않더군요.

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 한 레베카 피죤의 보컬, 적당한 위치에서 각기 다른 악기 소리들은 확실하게 구분이 됩니다.


가장 와 닿았던 것은 중역의 순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, 리빙스톤 핸즈의 Grandma's Hands 였습니다. 이 곡은 순수하게

사람 목소리만 나오는 짧은 아카펠라 곡인데, 인간의 목소리, 살과 뼈가 부딪히는 소리를 가장 감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해

노력한 소스입니다. D2000은 이러한 소스의 의도를 아주 잘 살려내고 있으며, 특징인 맑은 음색의 인간미 넘치는 목소리를

여과 없이 들려줍니다.


밀폐형이라 그런지 공간감은 약간 협소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. 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라 K의 If I Could Sing

Your Blues 에서 반주 소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들렸습니다.


D2000이 진공관 앰프와 얼마나 어울릴지 사실 의문이 있었는데, 의외로 HD600에 최적화 된 제 앰프와는 잘 맞았습니다.

대체로 진공관 앰프들은 소리들을 차분하게 정돈시키고 과도한 표현들을 순화시킵니다. 클래식 류의 감상에는 발군이지만

저역대 같은 경우는 약간 퍼지는데, D2000은 이러한 앰프 특성과 제법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. 번인을 통해 맑아졌지만 기회다

싶으면 뻗어나가려고 하는 고음역은 조금더 차분해졌고, D2000의 타이트한 저역은 퍼질 줄 알았던 저음역대를 단단히 묶어서

보내줍니다. 대체로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는 D2000에 진공관 앰프를 물리니 음악 듣다가 졸음이 올 지경입니다 ^^


착용감은 듣던대로 아주 편했지만, 하우징이 머리를 눌러주는 조임이 약합니다. 헤드폰을 착용하고 똑바로 누워서 음악을

감상하다가 몸을 일으키면 머리만 빠져나오고 헤드폰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 일이 발생하더군요 (-_-) 제 머리가 큰 편인데도

하우징이 머리를 조여주는 힘이 약해서 그런가봅니다. 6년 넘은 HD600도 그런 일이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시간탓은 아닌듯 하고

이 헤드폰은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습니다. 덕분에 이 헤드폰을 아웃도어로 쓸 생각은 완전하게 사라지게 되었네요.

보통 줄이 걸리면 소스기기쪽의 단자가 빠질테지만, 이놈은 헤드폰이 땅바닥에 떨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(-_-)


소스들이 너무 옛날거밖에 없어서 다른 청음기를 올리기가 부끄럽군요 ㅠㅠ; 요 근래 메말라버린 감성 덕에 푸근한 음악을

멀리하고 산듯 합니다. 헤드폰 산김에 친구집에서 클래식 CD좀 털어다가 많이 들어봐야겠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