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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0년 1월 17일 일요일
울트라손 HFI 780 헤드폰 잠깐사용기.
2010년 1월 13일 수요일
데논 AH-D2000 헤드폰 잠깐 사용기

어제 기적적으로 구입이 결정된 D2000을 받으러 수원 - 인천 - 우리집을 쏘느라 몹시 피곤하군요 ㅠㅠ;
상태가 생각보다 안좋아서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업어왔습니다. (케이블이 오리지널이 아닌
실버드래곤 + 더블펠릭스 조합입니다) 꽤 오랜시간 사용되어서 더 번인할 필요는 없었습니다.
집에 도착하자마자 marantz CD63SE + THA-2000(오디오인드림 공제 진공관 앰프) 구성에 물려놓고
체스키 울티메이트 데몬스트레이션 CD를 꽂아넣고 청음을 시작했습니다.
체스키 데모CD에 수록된 곡 중 황인용 아저씨 해설을 제외한 맨 처음 트랙인 레베카 피죤의 Spanish Harlem 은
체스키의 거의 모든 레코딩 기술의 집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뛰어난 소스인데, 헤드폰이 얼마나 이 녹음 환경을
잘 표현해 주느냐가 곧 헤드폰의 해상력을 좌우합니다. 그리고 데논 D2000은 그런 저를 실망시키지 않더군요.
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 한 레베카 피죤의 보컬, 적당한 위치에서 각기 다른 악기 소리들은 확실하게 구분이 됩니다.
가장 와 닿았던 것은 중역의 순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, 리빙스톤 핸즈의 Grandma's Hands 였습니다. 이 곡은 순수하게
사람 목소리만 나오는 짧은 아카펠라 곡인데, 인간의 목소리, 살과 뼈가 부딪히는 소리를 가장 감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해
노력한 소스입니다. D2000은 이러한 소스의 의도를 아주 잘 살려내고 있으며, 특징인 맑은 음색의 인간미 넘치는 목소리를
여과 없이 들려줍니다.
밀폐형이라 그런지 공간감은 약간 협소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. 심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라 K의 If I Could Sing
Your Blues 에서 반주 소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들렸습니다.
D2000이 진공관 앰프와 얼마나 어울릴지 사실 의문이 있었는데, 의외로 HD600에 최적화 된 제 앰프와는 잘 맞았습니다.
대체로 진공관 앰프들은 소리들을 차분하게 정돈시키고 과도한 표현들을 순화시킵니다. 클래식 류의 감상에는 발군이지만
저역대 같은 경우는 약간 퍼지는데, D2000은 이러한 앰프 특성과 제법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. 번인을 통해 맑아졌지만 기회다
싶으면 뻗어나가려고 하는 고음역은 조금더 차분해졌고, D2000의 타이트한 저역은 퍼질 줄 알았던 저음역대를 단단히 묶어서
보내줍니다. 대체로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는 D2000에 진공관 앰프를 물리니 음악 듣다가 졸음이 올 지경입니다 ^^
착용감은 듣던대로 아주 편했지만, 하우징이 머리를 눌러주는 조임이 약합니다. 헤드폰을 착용하고 똑바로 누워서 음악을
감상하다가 몸을 일으키면 머리만 빠져나오고 헤드폰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는 일이 발생하더군요 (-_-) 제 머리가 큰 편인데도
하우징이 머리를 조여주는 힘이 약해서 그런가봅니다. 6년 넘은 HD600도 그런 일이 없다는 걸 생각해 보면 시간탓은 아닌듯 하고
이 헤드폰은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습니다. 덕분에 이 헤드폰을 아웃도어로 쓸 생각은 완전하게 사라지게 되었네요.
보통 줄이 걸리면 소스기기쪽의 단자가 빠질테지만, 이놈은 헤드폰이 땅바닥에 떨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(-_-)
소스들이 너무 옛날거밖에 없어서 다른 청음기를 올리기가 부끄럽군요 ㅠㅠ; 요 근래 메말라버린 감성 덕에 푸근한 음악을
멀리하고 산듯 합니다. 헤드폰 산김에 친구집에서 클래식 CD좀 털어다가 많이 들어봐야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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